어떤 편지에서

from Un_post/Post_post 2010. 11. 17. 09:21

"시를 쓰기 어려운 까닭은 저에게 시가, 접시 위에서 찰랑이고 흔들리는 물처럼 끝없이 달라지는 그 시라는 것이 마침 다른 리듬으로 흔들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또 이내 그 흔들린 각도와 모양과 자국을 놓고 종일, 그러니까 매일의 종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그 안에 비치는 어떤 형상狀에 대해서도 저는 써야 할 것입니다. 그 깊이와 무게에 대해서도, 그러니 평생 시가 될 리 없겠지요. 다만 이번 괴로움은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시가, 그러니까 제가, 아니면 저만, 이거나 시만 움직이고 있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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