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from Un_post/Post_post 2010. 9. 2. 14:20

그 바다가 죽는다 이렇게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감아 담아온 명성이 쏟아진 다음,
 
투명한 손이 더듬어 고래古來가 젖어간다 그게 아니라면 고개를 숙인채 잠든 사람을 설명할 길이 없다

사진을 떨어뜨린 여자가 혼자 슬프다 바람이 앞을 쓰다듬는다 뒤가 서늘하다 달래기 힘든 아이가 울기 때문이다 여자가 눈빛을 아이의 볼에 붙인다

저기, 나눠가질 수 없도록 바다는 죽는다 죽어 찰랑이는 걸음을 남긴다 그런 건 가는 살을 가진 빗 같다 촘촘히 빗어 넘기는 검은 머리칼이거나 머리칼로 비유되는 것들

그것도 바다 창문 너머 생선의 고요가 파닥이고 있다 눈 먼 바다까지 가본 적이 없다


mortebleue, 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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