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8

from Un_post/Post_post 2011. 8. 2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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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가는 길. 흔들리는 것들 아래선 정신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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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들이 흔들린다. 그런 소리가 들린다. 잎들이 흘리는 그림자 아래 서 있다. 나는 보였다가 보이지 않았다가 다시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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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것들.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쓴다. 가라앉은 것들도 실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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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도 그러하다. 뜬 눈 속 눈동자는 당신의 표정 위에 떠 있다. 당신이 흔들리는 방향을 따라 흔들린다. 가만히 있는 당신도 사실,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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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위에도 뚜렷한 감정이 맺혀 있다. 맺힘은 흔들림의 직전. 흔들림을 위한 위대한 거짓말. 나는 흔들리는 것에 대해 쓰고 흔들리기 직전에 대해서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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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누워 있는 나는 흔들리기 위해 조금 움직이기도 한다. 어쩔 수 없이 너무 많은 생각들이, 있다. 나오다. 생각이 나오다. 나와서 있다. 있기 위해서 흔들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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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것은 죽은 것이다. 죽음도 흔들린다. 흔들리는 죽음 앞에서 사람은 운다. 죽음이, 스스로 흔들리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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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어떤 생각과 감정과 사물을 사람들은 한자리에 놓아두려고 한다. 사람들은 땀을 흘리고, 땀은 미끄러져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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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것은 존재를 ‘던진다.’ 던지다니.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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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흔들림의 절정이다. 고통이 사그라질 때, 관계는 성립되기 시작한다. 관계는 고통이 없이는 증명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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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관한 것은 아니다. 무관해 보이는 것들 앞에서 흔들리고 있을 때, 나는 존재를 느낀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지는 모른다. 나의 쓰기는 그에 대한 극복일 수도 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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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당신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당신과 나는 무관해보인다. 그 距離가 아프다. 통증이 온 우주를 뒤덮는다.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상상이 증명되지 않았다. 목숨을 걸 만한 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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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희박한 곳에 가면, 비명은 멀리까지 가지 못한다. 흔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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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또 그렇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아름다워진다.


by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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