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03

from Un_post/Post_post 2013. 1. 4. 00:31





오래된 친구와 오래도록 당신 이야기를 했습니다. 


"신기하여라, 내 잠 속에 가득한 생명." -마종기


어떤 이야기는 스스로 울먹이기도 합니다. 아주 낡아버린 테이블에 몸을 기댄 채 서로를 향하여 귀를 기울이던 나와 내 친구는 그런 대화는 피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또 내내 다른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둥근 원 밖으론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지요. 나는 그를 알았고, 그는 나를 이해했던 까닭입니다. 그렇게 오늘 나와 내 친구는 하루 밤만큼 늙어갔습니다.


"노래를 부르다가 터져 나오는 내 울음,/ 입술을 깨물어도 도저히 그칠 수가 없네요." -마종기


친구와는 집 앞에서 헤어졌습니다. 문을 앞두고 나는 당신 근처에서 내내 망설였습니다. 여지껏 내가 살아온 방식이었지만, 도저히 나는 그리고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평생을 그리하겠지요. 당신의 근처에서 내내, 망설이겠지요. 우연히 당신, 그런 나를 보게 되면 뭐라고 말할까요.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요.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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