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6

from Un_post/Post_post 2013. 1. 17. 02:37










죽음과 관련된 몇 가지


어느 날 밤. 나는 분명히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처음으로 듣는, 아버지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아주 짧고 강렬했는데, 부름이었다. 그러니까 나를, 그 방에는 오직 나만이 있었으므로, 불렀던 것이다. 나는 벌떡 일어나 앉았는데, 물론 아버지는 어디에도 없었고, 나는 도로 눕지도 일어나지도 못한 채 어둠으로 가려진 벽만 응시하고 있었다.


또 한 번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그러니까 아버지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본다는 것 만진다는 것이 영영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찾아온 울음은, 오직 나를 위한 눈물이었다. 남겨진 사람. 그대로 멈춤. 이 일을 아주 잊고 있었는데, 롤랑 바르트의 메모를 읽다가 생생히 떠올렸다. 그 메모는 이런 내용이었다.


"당신은 정말 죽은 뒤에 우리가 다시 만날 거라고 믿나요, 셀레스트? 정말 내가 마망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난 지금이라도 당장 죽고 싶어요." 공통된 감정. 사랑과는 별개로. 죽은 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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