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08건

  1. 언어-죄 2009.11.14
  2. 2009.11.13
  3. 수학능력시험 2009.11.12
  4. 춥구나. 2009.11.12
  5. 휴가다 어쩌면 2009.09.04
  6. 파란 입들 돋아나네 2009.09.04
  7. 그런 저녁_200?.?.? 2009.06.11
  8. 20090605 2009.06.05
  9. 20090430 2009.05.03
  10. 방_20090426 2009.04.21

언어-죄

from Un_post/Post_post 2009. 11. 14. 02:50


 

 

'아는 형'은 부끄러움이 많다. 그 형은 20대에 썼던 글을 찾아다니며 불사르고 있다.
언어는 죄를 낳는다고 했다.
내 언어의 목적은 멋진 죄의 집을 짓는 것이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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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Un_post/Post_post 2009. 11. 13. 01:41

 


집에 왔더니 부엌 앞에 귤이 한 박스 데굴데굴하다.
몇 개 쥐어본다. 그중 제일 말랑말랑한 것을 꺼낸다.
경험에 따르면, 그런 것이 달고 맛이 좋다.
나는 귤 껍질을 꼭지부터 벗긴다. 아래로 아래로.
귤이라니 그것 참 예쁜 명칭.

귤, 하면 공주 줄바위 근처 아버지 고향집이 생각난다.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
그때는 둘째 큰집 식구들이 살고 있었다.
명절 어느 때면 난 그집에 가서, 입김 하얀 잠을 잤다.
설이었는가 보다. 광에는 귤이 한 박스 있었다.
작고 예뻤던 우리들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뛰어다니다가,
잊고 있었다는 듯 귤을 빼내 먹었다.

그렇게 맛있는 귤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그때가 돌아올 수 없는 것처럼.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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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능력시험

from Un_post/Post_post 2009. 11. 12. 15:26


 

 

아버지는 당신의 목도리를 풀어 내게 매어주셨다.

시험이 끝나고, 목도리를 풀며 담배를 피웠다.

그때 나는,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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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구나.

from Un_post/Post_post 2009. 11. 12. 01:09

 

 


춥다. 바람이 세다. 차다.

피곤하다. 몸도 아프다

아픈 데만 느껴진다.

구석구석 내 몸이 느껴진다. 살아 있구나. 살아 있는 게 병이다.

 

카테고리를 다 없애버렸다. 홀가분하다.

밀린 책이 꽤 많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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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다 어쩌면

from Un_post/Post_post 2009. 9. 4. 17:28



                           휴가다. 어쩌면
                           유예다. 나는 구석 자리에 만족한다.
                           오늘은 얇은 니트를 입었다.

                          실험이라도 하듯. 덥지 않다. 가을이 찾아 왔다.
                          가을을 증명했다. 반쪽짜리 휴가를 찾아 먹은 날에.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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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잎들 돋아나네
                 우리는 입을 내밀어 잎을 물고 구름 위를 통과하는 숨을 쉬고 있네
                 이런 날엔 하늘이 폐 속에 가득 차는 것 같아서 어쩐지
                 마음이 아프고 돌아오지 않을 날들을 생각하네.

                 그건 내게 현기증 나는 일.

                 파란 잎들 돋아나네

                 파랗지 않은, 푸른 입들이 태어나고 있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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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저녁_200?.?.?

from Un_post/Post_post 2009. 6. 11. 20:13

그런 저녁에. Leica M6+50mm summic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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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5

from Un_post/Post_post 2009. 6. 5. 13:16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새 날들과 헌 날들을 오래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창밖은 밝고 뜨겁다. 점심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무리를 지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지금. 누군가 죽었을 것이다. 단 한 명도 태어나지 않고 단 한 명도 죽지 않는 시간이 있었을까. 그 시간을 고요라고 부른다. 마음은 울먹인 지 오래. 눈물은 나지 않는다. 햇빛 아래 오래 놓인 색처럼 바래져 버렸나 봐. 그래서 울고 싶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렇게 눈이 부신 오훈데.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목을 꽉 메운 소리들이 머릿속을 떠도네. 떠돌면서 귀를 매만지네. 작게 말을 거네. 이 눈부시고 뜨거운 오후에.

  둥글고 하얀 컵의 주둥이. 조금만 조금만 더 미친다면, 자유로울텐데. 나는 미치지 않아서 평범하다. 평범하다는 이 감옥. 나의 미침을 궁리한다. 세계는 보다 더 직관적이다. 직관의 논리는 논리적으로 형상화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증명하려는 모든 자들아. 그대들은 미쳤거나 바보.  이 순간에도 세계는 좀더 직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다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부시고 뜨거운 오후에 나는 손을 세워 그늘을 만든다. 누군가는 나로 인해 죽을 것이고, 누군가는 태어나겠지. 그런 거,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야.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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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from Un_post/Post_post 2009. 5. 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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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_20090426

from Un_post/Post_post 2009. 4.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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