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 휴일이네.
참 오랜만이다. 이토록 한가하다니.
책도,TV도 보기 싫은 지금.
블로그에는 뭐라고 남겨놓고 싶었다.
이런 시간엔, 낮잠 자기도 아쉽다.
나 혼자다. 지금은 나 혼자다.
mortebleue
퇴근길은 나로부터 시작한다.
더듬대기 시작한다.
글에도 나는 있고 밤이 찾아온다.
어둑해진 길을 따라 집으로 간다
음악이다 지금,
음악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심장과
구체적인 얼굴과
나를 이루고 있는 관절
나는 비킬 곳 없는 길을 비킨다.
내가 저질러놓은 작별은
너무 길거나
너무 짧아서
나와 당신 사이
거리를 잴 수가 없다.
온갖 것 떠도는 동안,
저기 별이다.
저기, 저기도 또 별이다.
"나는 비킬 곳 없는 길을 비킨다" _김소연, 「바라나시가 운다」 에서
mortebleue
플루풀루
반복해 쓸수록 예쁘게 우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많이 아팠다,고 생각한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병이다.
무심결에 이것저것 많은 것을 해버렸다.
아프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mortebleue
때 마침, 눈이었다가 비가 내린다.
마감에 마음이 시달린다.
어느 순간 놔버렸다.
그렇게 몸살이 왔나 보구나. 생각한다.
사소한 일이 언짢은 것을 보니, 오늘은 가만히 있다가 집으로 가야겠구나.
생각한다.
mortebleue
신문을 들고 지하철에 타는 건 습관이다.
오늘의 운세만 읽고 선반 위에 올리는 것도 습관이다.
오늘의 운세에 아침 기분이 좌지우지되는 것도 습관이다.
여유 있게 시작했어도 좋았을 월요일 아침.
이상하게 휘말렸다. 기분이 좋지 않다.
어젯밤의 환희가 아마득하다.
오해는 하지 말자. 그런 뉘앙스는 아니다.
mortebleue
열 명의
스무 개의 눈동자와
열 개의 뇌와
백 개의 손가락과
열 개의 혀
스무 개의 발
수십조 개의 세포
무한한 소름들
그리고 감각을 위해
지금 당장 책상에 앉아주시오.
부탁이오.
mortebleue
눈이 내린다
책상 위에는 침묵의 세계가 샌드위치와 올려져 있고
울고 싶어진다.
mortebleue
싱그러운 巨木들 언덕은 언제나 천천히 가고 있었다
나는 누구나 한 번 가는 길을
어슬렁어슬렁 가고 있었다
세상에 나오지 않은
樂器를 가진 아이와
손쥐고 가고 있었다
너무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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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조용하다. 나는 누구나 한 번 가는 길을 어슬렁어슬렁 가고 있다.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악기를 가진 아이와."
'탁' 소리와 함께 불이 들어온다.
회사 앞 작은 정원에는 가스등 모양의 전등 두 개가 있다.
눈은 그쳤다. 하얀색 위로 전구 불빛이 어린다.
생각난다. 오래전, 나는 사람들에게 묻고 다녔다.
이불을 덮은 몸에는 까마득한 우주가 구겨져 있다.
이번 겨울은 알 수 없게 따뜻했다.
아득하다. 벌써.
morteble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