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6 캔커피

from Un_post/Post_post 2009. 3. 25. 01:02

3. 16 캔커피는 따뜻하다. 밖은 차갑고, 창문에는 하얀 서리가 낀다. 택시는 지나간다. 남은 사람은 새까맣다. 아니 새까만 밤이다. 새까만 밤에 캬라멜 향이 나는 캔커피를 마신다. 마시기 보다는 들고 있다. 속이 울렁이는 3. 16 캔커피.

3월 16일은 차갑고, 나는 종종 둘이 되었던 시간을 떠올린다. 그때도 이토록 어두웠다. 지구의 가장 어두운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간다. 가장 어두운 그런 밤도 있는 것이다. 나는 그림자의 가장 안쪽에 서 있고 싶었다. 캔커피 같은 풍경. 3. 16 캔커피 풍경.

바깥은 바람이 불었다. 나는 바람이 우리를, 이 땅 위에 모든 것들을, 바다를, 그리하여 지구를 조금씩 옆으로 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멜로디를 구상했다. 슬픈, 너무나 슬픈 멜로디, 3.16 캔커피 멜로디. 나는 사랑하지 말아야 할 너무 많은 것들을 사랑하고 있었다. 숙명이다. 지워지지 않는 자국이다. 니트에 묻어 아무래도 지워지지 않을 캔커피, 캔커피 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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