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_post/Post_post'에 해당되는 글 90건

  1. 쉼표에 대해 2011.06.05
  2. nothing 2011.03.01
  3. 새소리 2011.02.24
  4. 그리고, 비밀 2011.02.17
  5. 나는 나눌 수 없는 작은 것들로 2 2011.02.13
  6. 지금쯤에는 2011.02.11
  7. 아이들 2011.02.11
  8. 설날 1 2011.02.07
  9. 감정들 1 2011.02.05
  10. 언제든, 2 2011.02.04

쉼표에 대해

from Un_post/Post_post 2011. 6. 5. 02:14

1. 쉼표는 읽는 사람의 호흡을 살리는 대신 단어의 호흡을 뺏는다.

2. 읽는 이가 아닌 단어가 될 것.

3. 단어는 연결될 때 의미를 갖는다. 독립적인 경우는 흔치 않다.

4. 독립시키려는 경우 의도가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쉼표는 근거를 갖는다.

4-1 근거는 드러나서도 안 되며 본능에 기대서도 안 된다.

5. 이에 실패할 경우 쉼표는 사용자의 빈곤을 드러내는 역할을 수행한다.

6. 독립된 단어는 독립된 정황이다.

7. 혹은 쉼표는 투명한 현상이다. 그것은 유리 벽으로 작동한다.

8. 쉼표의 난발은 전체다 하나로 적용 될 때 허락되어야 한다.

9. 숨은 쉼의 일부지만 쉼은 숨과 무관하다.

10. 쉼표는 문이 되기도 하는데, 출과 입은 같아야 한다.

10-1. 쉼표는 미궁이거나 미궁의 입구가 되어선 안 된다.

10-2. 닫힐 때는 하나의 단어로 작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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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from Un_post/Post_post 2011. 3. 1. 13:54




모르겠다

억울하다

내가 잃은 것들과
잃어가고 있는 것들
잠들어 있던 불안이 손끝을 끌어당긴다 하얀 그림자가 움직인다 오래된 일들이 끌려와 몸을 떤다 무서워하고 있다 한밤 중에 놓인 인형처럼 불길한 음악을 듣는 늙은 사내처럼 폭풍을 맞이한 유리창처럼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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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24. 15:38




새가 우는 소리가 들리고 새는 보이지 않는다 
정원에 물을 뿌리는 사람이 있다 
이 분명한 일들이 고요의 오후를 끌어온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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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밀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17. 09:41

 

 

 

낡은 거리 위로 아무도 걸어가지 않는다 거기, 쓰러진 그림자들 사이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말아쥔 내가 있다 영영 돌아오지 않을 구름이 지나간다 나는 울음을 믿지 않았으므로 알사탕을 문 아이처럼 울고 싶었다


어둠이 녹아내리고 모든 것이 반짝인다 반짝이지 않는 것은 모든 것에 포함되지 않는다 얇고 가벼운 입술에서 태어난,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차가운 손끝을 내놓고 있다 그건 누군가 찾아오는 소리 같고 나는 문을 닫을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나는 누군가의 회색 코트 위에 서 있다 그런 일은 습관적이다 이 겨울에 누구나 나눠 갖는 비밀 같은 것 아무 말 없이 그러므로, 누군가의 창백한 얼굴을 떠올리거나 표정을 삼켜버리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대해서는 적지 않는다


그 회색 코트 위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했어야 하는 것일까 영문 없이 말라 바스러지는 그림자들, 날아가 흩어진다 어떻게 되었든 나는 계속 지나갈 것이다 먼지 묻은 어둠을 털어내며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너무 거칠고 투명하다 그래,


누구나 그렇길 바란다고 나는 중얼거린다 아니 중얼거린 건 내가 아니고 나는 들었는지도 모른다 잠깐 어깨가 움츠러든가까운 곳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리거나 수그려도 나는, 이제 보이지 않을 것이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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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것들의 이름은 얼마나 매혹적인가. 전체가 그 이름 하나일 수밖에 없는 것들은 얼마나 단단한가. 그것들의 이름을 부르고 나는 혼자서 즐거워한다. 그런 것들은 내 입속을 단단하게 만들고 또 단단한 것들 사이에서 내가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한 몸이면서 한몸인, 나를 부르고 흔들리고 그러나 여전히 하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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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에는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1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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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배반하고 또 배반하는 어렵잖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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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11. 22:51

itistory-photo-1






아이들은 바다 쪽으로 뛰어갔다
포말처럼, 우르르르 무너지는 소리를 질렀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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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7. 00:29

 

 

 

 

 

 

어제는 친척들과 카드 게임을 했다. 조금 돈을 잃었다. 누군가 이길 때마다 와-하고 웃는 사람들. 이런 웃음에 조금의 돈은, 조금도 상관없다,고 중얼거렸다. 까마득한 밤이었다. 밤을 새어 노름을 한 모양이 되어버렸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차 안에서 나는 그것이 제일 좋았었다고 생각했다. 택시는 빠른 속도로 어둑한 거리를 통과했다. 나는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것을 보지 못했다. 언제나처럼, 머리가 아팠던 것 같다. 졸리지는 않았다. 단지,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렸을 뿐이다. 좀더 실패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나의 세계에 당신을 초대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 머리가 아팠던 것 같다. 졸리지는 않았고, 잠시 멈춰 있었던, 멈췄다고 믿고 있었던 생각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만 울고 싶었다. 울었다면 어떤 것이 나를 위로해줬을까. 시속 100킬로로 달려나가는 울음. 한꺼번에 밀려나와 숨을 막아버리는 그런 울음을, 그려보았다. 슬프게도 그건 좀 우습기도 할 것이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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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들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5. 00:26

 

 

 

 

감정은 잊히는 것이 아니다. 소멸된다. 항성처럼. 거대한 빛을 자국으로 남기고. 그 뒤의 고요. 고요 뒤에 폭풍. 폭풍 뒤에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감정의 소요 뒤에 기진맥진하다. 남김없이, 오늘은 내가 조용하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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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from Un_post/Post_post 2011. 2. 4. 20:52
막내에게 책에 산 곳과 날짜를 적어 넣는 법을 알려주었다

나는, 갑자기 따듯해진 날씨에 적응하는 중이다 물방울처럼 무척 흔들리는 마음을 다그치는 중이다 갑자기 생긴 그리움을 견디는 중이다 고장났구나 나의 이월

mortebleue, 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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