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_post'에 해당되는 글 105건

  1. 춥구나. 2009.11.12
  2. 휴가다 어쩌면 2009.09.04
  3. 파란 입들 돋아나네 2009.09.04
  4. 그런 저녁_200?.?.? 2009.06.11
  5. 20090605 2009.06.05
  6. 20090430 2009.05.03
  7. 방_20090426 2009.04.21
  8. 곽현진_ 2009.04.14
  9. 그렇네. 봄이네. 2009.04.06
  10. 저녁 시간 2009.04.02

춥구나.

from Un_post/Post_post 2009. 11. 12. 01:09

 

 


춥다. 바람이 세다. 차다.

피곤하다. 몸도 아프다

아픈 데만 느껴진다.

구석구석 내 몸이 느껴진다. 살아 있구나. 살아 있는 게 병이다.

 

카테고리를 다 없애버렸다. 홀가분하다.

밀린 책이 꽤 많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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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다 어쩌면

from Un_post/Post_post 2009. 9. 4. 17:28



                           휴가다. 어쩌면
                           유예다. 나는 구석 자리에 만족한다.
                           오늘은 얇은 니트를 입었다.

                          실험이라도 하듯. 덥지 않다. 가을이 찾아 왔다.
                          가을을 증명했다. 반쪽짜리 휴가를 찾아 먹은 날에.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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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잎들 돋아나네
                 우리는 입을 내밀어 잎을 물고 구름 위를 통과하는 숨을 쉬고 있네
                 이런 날엔 하늘이 폐 속에 가득 차는 것 같아서 어쩐지
                 마음이 아프고 돌아오지 않을 날들을 생각하네.

                 그건 내게 현기증 나는 일.

                 파란 잎들 돋아나네

                 파랗지 않은, 푸른 입들이 태어나고 있네.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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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저녁_200?.?.?

from Un_post/Post_post 2009. 6. 11. 20:13

그런 저녁에. Leica M6+50mm summic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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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5

from Un_post/Post_post 2009. 6. 5. 13:16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새 날들과 헌 날들을 오래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창밖은 밝고 뜨겁다. 점심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무리를 지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지금. 누군가 죽었을 것이다. 단 한 명도 태어나지 않고 단 한 명도 죽지 않는 시간이 있었을까. 그 시간을 고요라고 부른다. 마음은 울먹인 지 오래. 눈물은 나지 않는다. 햇빛 아래 오래 놓인 색처럼 바래져 버렸나 봐. 그래서 울고 싶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렇게 눈이 부신 오훈데.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목을 꽉 메운 소리들이 머릿속을 떠도네. 떠돌면서 귀를 매만지네. 작게 말을 거네. 이 눈부시고 뜨거운 오후에.

  둥글고 하얀 컵의 주둥이. 조금만 조금만 더 미친다면, 자유로울텐데. 나는 미치지 않아서 평범하다. 평범하다는 이 감옥. 나의 미침을 궁리한다. 세계는 보다 더 직관적이다. 직관의 논리는 논리적으로 형상화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증명하려는 모든 자들아. 그대들은 미쳤거나 바보.  이 순간에도 세계는 좀더 직관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다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부시고 뜨거운 오후에 나는 손을 세워 그늘을 만든다. 누군가는 나로 인해 죽을 것이고, 누군가는 태어나겠지. 그런 거,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야.

 

 


morteble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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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from Un_post/Post_post 2009. 5. 3.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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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_20090426

from Un_post/Post_post 2009. 4. 2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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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현진_

from Un_post/Post_post 2009. 4. 14. 20:32


                        한 '장'의 위대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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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 봄이네.

from Un_post/Post_post 2009. 4. 6. 02:29

 

 

밤길을 따라, 누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처럼 꽃 자리가 환하다. 벚꽃 그 위에 목련 그 아래 목련 옆으로 벚꽃잎. 줄지어 단어가 피어 있다. 그러니 봄이다. 짧은 그 길을 오래 걷는다. 아직 바람이 차다. 무엇이 저 가지들을 흔들어 몸을 만들어 올리는가. 물은 어떻게 물이 들어 가지마다 꽃을 올리는가. 물방울 떨어지듯 저 꽃들은 언제 떨어지는가. 유독, 이번 겨울은 길었다. 바라마지 않던 일들이 바라지 않은 형태로 벌어졌다. 저 꽃들처럼 정확하지 않게 한꺼번에. 틀렸다고 할 수 없는 정직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겨울은 가고 있다. 나는 지나간 겨울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고백하지 못한 말들을 태워버리고 고백할 수 있는 것들만 나란히 모아놓자. 어쩌면 이제는 일기를 쓸 수 있겠다. 아무렇게나 놓아도 아무렇지 않을 그런 말들을, 담을 것이다. 그렇네. 봄이네. 나는 조금 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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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

from Un_post/Post_post 2009. 4. 2. 23:58
나의 해골은 말한다.

"가만히 있는 것. 가만히 누워 지나간 일을 생각하는 것. 누워서 쏟아지는 햇볕을 계산하는 그런 것."

덜그럭거린다. 몸 전체가. 아니 일부가. 오래전부터 나는 미결의 문장들을 혐오했다. 모든 혐오가 그러하듯 나는 그 길을 따라 갔다. 모든 아픔들을 혐오했다. 습관처럼 그 아픔의 길을 따라 병들어갔다. 멈춰서는 길목에는 잊지않고 뼈를 뿌려두었다. 다시 내가 되어 태어나는 것들은 없었다. 사람은 뼈로 먹고, 뼈로 걷고, 뼈로 서서 뼈로 말하지만, 사람은 뼈, 이런 공식은 가능하지 않다. 일말의 기대는 가루가 되어 날아갔다. 먼 바다까지.

오늘은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어느 날 나와 같은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면. 나는 나에게 돌아오는 모든 배신을 그에게 건네어 주고 저 문을 나갈 수 있을텐데. 저녁빛이 흐릿하게 계단에 서렸다. 계단의 일부가 흐릿한 빛을 따라 한 칸씩 걸어올라갔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소리의 투명한 뼈를 상상할 수 있었다. 그건 괴로운 일이었고, 두 손으로 흔들리는 머리를 부여 잡았다. 사라지려는 생각들을 붙들 수 있다는 듯이.   

나의 해골은 대답한다.

"네가 보는 것은 사라진다. 나는 믿는다. 단 한 번의 표정, 단 한 번의 목소리, 단 한 번의 소멸, 그런 것들을 우리는 운명이라 불러야 한다. 모든 것은 한 번에 찾아오고,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 다만 어떤 경우에는 감각할 수 없다. 소멸이란 불멸이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이름이다. 들으라. 사라지지 않는 것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믿는다. 나의 머리에도 구멍이나고 흙으로 메꾸어져 천천히 몸을 들어 올리는 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그것이 하얀색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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